스탠퍼드 대학에서 석사 졸업 후 연구원으로 근무, 그리고 퇴사. 그 후 케냐로 떠난 유학길. 바로 마인드풀러닝 대표 김성우 코치 이야기예요. 평범한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가 돌연 낯선 아프리카 대륙으로 훌쩍 떠난 이유는 바로 ‘달리기’입니다. 행복하게 뛰는 러닝 문화를 전파하고 건강한 일상을 만들어 가는 하이노마드 크루 김성우 코치님과 이야기 나눠봤어요.
안녕하세요. 김성우 코치님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행복한 달리기를 위한 마인드풀러닝을 실천하고 운영하는 김성우입니다. 현재 ‘맨발 달리기’, ‘30일 5분 달리기’ 등의 마인드풀러닝 클래스를 운영하는 달리기 코치로 활동하고 있어요. 러닝에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영상과 글로 풀어내는 콘텐츠도 제작합니다. <마인드풀러닝 : 케냐 이텐에서 찾은 나를 위한 달리기>, <30일 5분 달리기> 두 권의 책을 쓰기도 했어요. 최근 하이노마드에 크루원으로 합류하기도 했답니다.
김성우 코치하면 ‘마인드풀러닝’이라는 키워드는 빼놓을 수 없는데요, ‘마인드풀러닝’은 어떤 건가요?
마인드풀러닝은 ‘내가 행복한 나를 위한 달리기’라고 설명할 수 있어요. 보통 ‘달리기한다’라고 하면 남들보다 더 빨리 달리거나, 많은 대회를 완주하는 등 남들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성취를 바탕으로 이야길 해요. 타인의 기준에 맞춰 끊임없이 내 달리기를 평가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왜 달리고 있지?’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결국 즐거움보다는 고통과 힘듦이 수반되는 달리기가 되는 거죠.
하지만 마인드풀러닝은 내 몸과 호흡, 기분에 집중하면서 달려요. 마인드풀러닝에서 다른 사람은 없어요. 오로지 ‘나를 위한 달리기’입니다. 왜 달리고 싶은지, 나에게 달리기는 어떤 의미인지 고민하고 스스로 뛰는 것을 지향해요. 무작정 더 빠르게, 더 많이 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행복하고 즐겁게 달리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달리기의 경험을 쌓아가다 보면 더 건강하고 행복한 달리기를 할 수 있어요.
마인드풀러닝, 정말 멋져요! 그런데 사실 ‘나를 위한 달리기’라는 게 좀 어렵기도 해요.
하하, 달리기 코칭을 하다 보면 많은 분이 그런 질문을 하세요.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건가요?’ 라고요. 간단하게 ‘코로만 호흡해도 편한 속도로 천천히 뛰는 것’이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거리보다는 5분, 10분, 15분 이런 식으로 시간을 기준으로 달려요. 속도와 거리에 집중하기보다 뛰는 시간 동안 내 몸 상태에 몰입할 수 있어서 더 쉽고 즐겁게 뛸 수 있어요.
코치님이 이렇게 달리기에 푹 빠지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이건, 제가 달리기를 시작한 10년 전에서 시작해요. 대학교 4학년 재학 중에 우울증이 왔어요. 당시 저는 술과 담배로 우울감을 지우려는 아주 바보 같은 행동들을 했죠. 그러던 중 크리스토퍼 맥두걸의 <본 투 런(Born To Run)>이라는 책을 읽게 됐고 맨발로 뛴 순간이 제 달리기의 시작이었어요.
푸른 풀밭 위에서 나 혼자 뛰는 순간, 자유로움을 느꼈어요. 달리는 시간은 곧 회복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달리기는 점점 제 삶에 중요한 부분으로 다가오기 시작했고 달리기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퇴사 후 마라토너 킵초게의 나라 케냐로 달리기 유학을 간 것도 그 때문이었죠.
많은 사람에게 ‘나를 위한 달리기’를 알리기 위해 현재 미국과 한국에 오가며 코칭하고 계신데요, 이렇게 노마드로 러닝 코치를 하다 보면 힘든 점도 많을 것 같아요.
네, 저는 지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어요. 덕분에 비대면과 대면을 적절히 섞어서 한국에 계신 분께 달리기 코칭을 하고 있죠. 이렇게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많은 분들께 마인드풀러닝을 알릴 수 있는 점은 정말 큰 장점입니다. 다만 일하는 시간과 일하지 않는 시간의 구분이 없어지기 때문에 쉽게 피로감이 올 수 있다는 점이 힘들더라고요. 아마 저를 비롯한 디지털 노마드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스스로 일의 양과 내 컨디션을 컨트롤하도록 신경 쓰고 있어요.
사실 디지털 노마드가 우려하는 것 중 하나가 워크홀릭으로 인한 번아웃이거든요. 코치님은 어떤 식으로 컨디션을 컨트롤하고 계신가요?
먼저 잠을 푹 자요. 잠은 결국 ‘잠시 멈춤, 쉼’이거든요. 계속 뛰기만 하면 안 돼요. 잠시 멈추고 내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면서 쉬는 시간은 분명히 필요합니다. 잠자는 시간을 아낀 탓에,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일하고 싶진 않아요.
그리고 욕심을 내지 않아요. 달리기와 비슷한데요,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을 하려고 욕심내는 경우가 많아요. 내 시간과 체력과 노력을 갈아 넣어서 꾸역꾸역 해낼 수는 있겠죠. 그러나 그런 과정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것이 과연 건강한 일일까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가져가기 위해선 서두르지 않는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차근차근히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