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없애는 건 어쩌면 환상일지도 몰라요 불안을 바라보는 방법
불안한 게 싫었어요. 취업이 안 될까 봐,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 봐 불안했거든요. 더 나은 내가 되면 이 고민이 해결될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렵게 얻은 일자리에선 인정받지 못할까 봐 불안하고, 새로 사귄 친구가 나에게 실망할까 봐 여전히 불안했어요. 열심히 노력해온 나에게 찾아온 건 모양만 달리한 불안이었어요.
불안을 없애는 건 어쩌면 환상일지도 몰라요. 노력해서 얻어낸 삶 속에서도 어떻게든 찾아오니까요. 온 힘을 다해도 불안의 파도를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살짝 힘을 빼고 그 흐름을 받아들이는게 어떨까요? 불안한 감정이 밀려오는 대로 저항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느껴보는 거예요. 그리고 전력을 다하느라 앞만 보던 시선을 옆으로 돌려 보세요. 나와 같이 온몸에 힘주고 있는 누군가를 발견할 수도, 파도를 즐기며 타는 서퍼에게 방법을 배우고 싶을지도 몰라요. 그렇게 위로와 배움을 얻으며 오늘을 잘 지내봐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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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l.8] 요약
[크루소개 Hi, Digital Nomad] '뮤직 콘텐츠 워커' 하박국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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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 즉 공황발작(panic attack)이 주요한 특징인 질환이다. 공황발작은 극도의 공포심이 느껴지면서 심장이 터지도록 빨리 뛰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며 땀이 나는 등 신체증상이 동반된 죽음에 이를 것 같은 극도의 불안 증상을 말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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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늦은 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 운전을 하던 날이었다. 운전을 하던 도중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혈압이 오르는 것처럼 목덜미가 뻐근해지더니 이내 손발이 저려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컨디션이 나쁘고 피곤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빨리 도착해 쉬고 싶은 마음에 운전대를 꽉 잡아 쥐고 엑셀을 더욱 세게 눌러 밟았다. 그런데 이제는 호흡이 짧아지며 숨쉬기가 불편해지기 시작하더니 시야가 집중이 되지를 않았다.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아,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날 옆자리에 타고 있던 친구는 운전면허를 딴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그렇게 첫 운전대를 잡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 출근하기 위해 운전하던 도중 그날과 같은 증상이 또 나타나기 시작했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이 분명한 것 같아 회사 근처의 종합병원 신경과에 가서 진료를 받았다. 간단한 검사를 해봤지만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의사는 피로와 스트레스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며 약을 처방해 주었고, 약봉지를 들고 사무실로 돌아온 그날 나는 과호흡으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119 구급차를 타고 도착한 응급실에서 몇 가지 검사를 해봤지만 몸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그러다 며칠 뒤 또다시 과호흡으로 응급실에 가게 되었고, MRI, CT, 초음파 등 할 수 있는 검사란 검사는 다 해봤지만 여전히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리고 응급실 담당 교수님이 나에게 조심스럽게 공황장애가 의심된다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해줬지만 그때의 나는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공황장애라고? 정신건강 스타트업 코파운더이자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로해주기 위해 심리 상담사 자격증까지 딴 내가? 그렇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미루고 있었는데 도저히 일상생활이 되지 않았다. 운전대를 잡을 수 없으니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해야 했는데 지하철을 타기만 하면 다시 과호흡 증상이 와 세 정거장 이상 갈 수가 없었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 업무를 하고 있을 때도, 잠을 자기 위해 누웠을 때도 과호흡 증상이 찾아왔고, 자다가 숨을 못 쉬어서 죽으면 어떡하지 하는 공포감에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이렇게 나의 일상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사람은 숨쉬기, 걷기, 잠자기처럼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해지지 않을 때 정말 불행해진다. 결국 나는 정신건강의학과로 가서 진료를 받았고, 진단 결과는 아주 명확했다. 공.황.장.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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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소개부터 할게요. 각 질병마다 코드가 있는데 정신과 질병은 F코드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저는 그 F코드를 여러 개 가지고 있어요. F41.2 혼합형 불안 및 우울장애, F32 우울병 에피소드, F42 강박장애, F313 양극성 정동장애 주요 우울삽화입니다. 덕분에 정신과와 심리 상담을 전전하며 꽤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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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진단을 받고 제일 처음 떠올린 해법은 당연하게도 퇴사였습니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업무 현장만 떠나면 다 괜찮아질 것 같았어요. 질병휴직을 하고 훌쩍 해외로 떠나곤 했던 이유입니다. 확실히 스트레스를 적게 받았습니다. 하지만 불안과 우울이 사라지진 않았어요.
나쓰메 소세키의 <풀베개>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참으로 인간 세상은 살기 힘들다. 살기 힘들다는 생각이 심해지면 살기 편한 곳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어디로 옮겨도 살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시가 써지고 그림이 그려진다.”
그렇게 두 차례 휴직 후 깨달았습니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결국 내 감정은 내가 다루어야 한다는 것을요. 저는 그렇게 회사로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불안을 다루는 방법은 물론이고 불안을 다룰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심리 상담을 할 때마다 ‘~할까 봐 무서워요’ ‘~하면 어쩌죠’ 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그때 선생님이 알려주셨어요. 그런 걱정이 계속 들면 잠시 멈춰보라고.
처음에는 뭘 어떻게 멈추라는 건지 잘 와닿지 않았어요. 그렇게 한동안 잊고 있다가 어느 날 아주 유용하게 잘 써먹었답니다. 때는 바야흐로 당시 애인과 헤어진 지 일주일 정도 지난 어느 날, 문득 누군가 한 말이 생각났어요. “걔는 다른 사람 만나는 데 일주일도 안 걸릴거야.”
심장이 두근거렸고 어느새 저는 지웠던 전 애인의 번호를 다시 등록해 카카오톡 프로필을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별것 없는 사진을 확대까지 해가며 어떤 흔적을 찾으려 했죠. 그때 ‘잠시 멈춰보라’는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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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에디터: 이하늬
10년간 기자로 일했다. <나의 F코드 이야기>, <나의 조현병 삼촌>을 썼고 회사 동료들과 함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를 썼다.
이하늬 작가 링크트리 linktr.ee/haneelook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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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년 10명 중 8명이 마음의 고통을 경험했다는 2022년 여론조사 발표가 있을 만큼 멘탈 관리의 필요성이 중요해졌어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의료기관 방문 혹은 심리 상담이고, 그다음은 운동을 병행하며 꾸준히 마음 건강을 관리하는 거예요. 이에 덧붙여 마음 건강을 챙기는 영양제 같은 앱을 소개할게요. 하이노마드 공동설립자가 대표로 있는 ‘마인드터치’에서 서비스하는 마음 관리 앱과 에디터가 애용하는 앱 서비스도 함께 공유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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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무것도아니야
#감정일기 #공감과 위로 #마인드터치 #무료
감정 기록 앱이에요. 일기 쓰는 개념을 더 세부화하여 오늘 하루의 생각과 감정을 나눠서 기록하게 해줘요. 정신과 치료 기법 중 하나로 일기를 쓰며 불안, 공포, 우울 증상 교정에 도움이 되는 ‘인지행동치료 기법’을 연습하도록 도와요. 이외에도 밤 9시부터 새벽 4시까지만 열리는 ‘별숲’ 게시판에는 다른 유저와 함께 감정과 아픔을 공유하여 위로받을 수 있어요.
2. 오롯이
#5분 명상 #명상 습관 #마인드터치 #무료
현재의 나를 인식하고, 불안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마음 챙김’ 명상을 도와주는 앱이에요. 명상이 최근 많이 대중화 되었다지만, 여전히 어렵게 느끼는 분들을 위해 제작된 서비스예요. 하루 단 5분으로 명상하는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줘요. '딱 5분'이 포인트로 시간을 설정할 수 없는 게 습관 형성의 핵심! 짧지만 효과적으로 명상에 입문하고 싶은 분께 추천!
3. 마보
#테마별 명상 #수면장애 #명상챌린지 #유료
마보는 ‘마음 보기’의 줄임말로 명상 오디오 클립 서비스를 제공해요. 명상 앱은 주로 외국 서비스가 대부분이던 2018년 국산 앱으로 시작하여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요. 수면 명상, 바디 스캔을 비롯해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하는 명상’, ‘무례한 사람 때문에 화가 났을 때’ 등 상황별 공감 명상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요. 명상 초심자를 위한 7일 기초 훈련과 동명의 팟캐스트를 통해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먼저 이용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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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Digital Nomad
'뮤직 콘텐츠 워커' 하박국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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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뮤직 콘텐츠 워커'로 활동해온 하박국 님을 소개할게요. '뮤직 콘텐츠 워커가 뭐야?' 싶으실 분들께 하박국 님이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좀 알려드리면요,
- GQ, 네이버, 한겨레, 아이즈, 멜론 등 음악 칼럼 기고
- '사람들은 왜' 유튜브 채널 및 '음이온 라디오' 팟캐스트 운영
- 인디 음악가를 돕는 뉴스레터 '윌슨레터' 발행
- 인디 레코드 레이블 영기획(YOUNG,GIFTED&WACK Records) 운영
이 모든 일은 결국 좋은 음악을 제작하고, 음악가가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도록 곁에서 돕고, 청중에게 좋은 음악을 소개하고 만날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드는 것으로 수렴하지요. 그래서 하박국 님은 늘 음악 신 바깥에 있는 사람과 만나 그들을 어떻게 음악의 세계로 끌고 들어올지 고민한다고 해요. 커다란 모니터와 오디오 시스템이 갖춰진 작업실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자신이 디지털 노마드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한번 살펴볼까요?
어느 날은 하이브에 가서 발매될 케이팝 앨범을 미리 듣기도 하고, 다음 날은 작은 클럽에서 콘솔을 만지기도 합니다. 글, 영상, 오디오 콘텐츠, 이벤트 제작, 강연 등 정말 다양한 일을 하고요. 최근 부쩍 지방 출장이 많아져 인천, 대구, 경주, 김해 등 온갖 곳들을 다니며 많은 사람들 만나 기쁨을 느낀다니 이 라이프 스타일이야말로 디지털 노마드의 그것 아닌가요.
오랜만에 '암페어'를 열었던 이야기도 들어봤어요.
"암페어는 10년 전 제가 처음 만든 일렉트로닉 음악 페어인데요.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번아웃과 우울증으로 한동안 열지 못했습니다. 그사이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더라고요. 오랜만에 다시 여는 이벤트인 만큼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전처럼 많은 일렉트로닉 음악 신의 구성원과 팬이 격렬히(라는 표현도 부족할 만큼) 좋아해줬어요. 우울증 치료를 마치고 올해 다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며 어떻게 전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을까 계속 강박을 가졌었거든요. 스스로 하는 일에 믿음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하박국 님은 SNS를 통해 자신이 일군 일의 결과보다, 어떤 생각을 하고 그것이 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주려 하는 편인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 열심히 움직이지 않으면 보이는 것들이 만들어질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하박국 님의 콘텐츠도 자신의 혹은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조망하는 일이 많아요. 궁금하시다면 다양한 플랫폼에서 '영기획 하박국', 'havaqquq'을 검색해보세요!
🔗하박국님 인스타그램 @havaq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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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건강복지센터
지역별 정신 건강, 자살예방 등 지역사회정신건강 증진 사업 지원
- 대상 : 정신건강 위험자 포함 지역 주민
- 방법 : 전화 문의(1577-0199) 및 행정 거주지의 정신건강복지센터 방문
👉 상세 페이지 바로 가기
🍀 예술인 심리 상담 지원
예술창작활동 과정에서 심리적·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예술인 상담 지원
- 대상 : 예술인 경력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예술인
- 방법 : 홈페이지 신청
👉 상세 페이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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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호는 추석연휴로
예정 발행일보다 한 주 늦게 발행됩니다.
10월 13일에 발행되는 9호 기대해주세요!
잘 쉬었다 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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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독자 님 이번주 하이노마드 뉴스레터는 어땠나요? 독자 님의 피드백은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힘이 됩니다.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좋은 행사나 다양한 소식 제보에도 열려있어요. 하이노마드 인스타그램 👉 @hinoma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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